애플이 야심차게 발표한 아이폰 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시스코가 최근 북부지역 미 연방지법에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 상표권 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곧 출시될 애플 아이폰으로부터 자회사인 링크시스의 아이폰(iPhone)의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 그동안 애플은 아이폰 명칭 사용과 관련해 시스코와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끝내 시스코의 법적 소송으로 이어진 것으로 밝혀져 그 판결은 물론 향후 아이폰 시장에서의 판도추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스코의 법정 소송은 링크시스가 지난해부터 아이폰 제품군을 강화하며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는 만큼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애플 아이폰이 미국 MP3 플레이어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애플나노팟(MP3)을 모태로 하고 있어 향후 아이폰 시장에서의 애플 위력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보인다.

시스코의 마크 챈들러 부사장겸 법률고문은 “애플이 새롭게 출시한 단말기가 뛰어난 상품이긴 하지만, 시스코의 허가 없이 상표권을 도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진정한 아이폰의 가치는 가정용 전화기, 휴대폰, 업무용 전화기 및 PC 등을 제한 없이 통합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스코의 아이폰 상품 브랜드 보호가 더없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통해 시스코는 애플이 시스코의 아이폰 상표권을 도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지명령을 요구할 예정이다.

시스코는 2000년 ‘아이폰’ 상표권을 소지한 인포기어(Infogear)를 인수하면서 아이폰 상표권을 취득했다. 인포기어는 1996년 3월 20일에 아이폰 상표권에 대한 출원을 접수한 바 있다. 인포기어 기술을 기반한 링크시스의 아이폰은 스카이프 전용 아이폰(CIT400, WIP320)이다. CIT400 무선전화기는 랜선과 전화선을 베이스스테이션에 꽂으면 PC 없이 인터넷 전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통화 시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WIP320는 무선-G 단말기와 통합돼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어디 곳에서나 스카이프의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애플 아이폰은 3.5인치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인터넷, 음악,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두께 11.6 ㎜ 200만화소에 4GB 또는 8GB 메모리를 탑재했다. 애플은 미국에 6월, 아시아에 2008년 제품을 출시, 아이폰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계획이었다.

김정은 기자 jekim@com-world.co.kr